- 제목 : 사라진 밤 The Vanished (2018)
- 개요 : 스릴러 / 15세 이상 관람가
- 감독 : 이창희
- 출연 : 김상경(중식 역), 김강우(진한 역), 김희애(설희 역), 한지안(김혜진 역), 이지훈(석원 역), 서현우(동구 역), 이민지(숙경 역), 공민정(희연 역), 김지영(차 박사 역), 경수진(송지영 역)
리메이크 영화, 원작을 능가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아직 비교할 원작을 못 본 상태라 개인적으로 뭐라 평할 순 없겠다.
다만 수많은 검색 결과, 원작이 더 좋았다는 평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간간이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표현된 '사라진 밤' 이 더 좋았다는 평도 보였다.
역시나 리메이크작은 원작을 능가할 수 없는 것일까?
이 영화 '사라진 밤'의 원작은 스페인 영화 "더 바디"(2012)이다.
스토리는 거의 유사하다고 하는데, 배우들의 분위기와 연기, 연출에 따라서 몰입도가 차이가 나는 듯하다.
'사라진 밤' 이 원작에 비해 별로라고 느끼게 된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원작 영화를 먼저 본 경우엔 내용을 다 알기에, 충격적인 반전을 느낄 수가 없어서 '사라진 밤'을 더 재미없게 느끼게 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를 먼저 본 나로서는 원작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조만간 원작 영화를 찾아서 볼 생각이다.
보고 싶은 대로 본다 (결말 스포일러 있음)
성공한 기업가이자 재벌 2세인 설희는 연하의 남편 진한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이 심하다. 진한의 일은 매번 무시하며, 모든 일을 본인 뜻대로만 하는 설희에게 질린 진한에게 어느 날 매력적인 여학생이 다가온다.
관계를 정리하려고도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진한은 그 여학생 혜진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설희는 흥신소 직원을 통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더 이상 설희와 살고 싶지 않았던 진한은 혜진의 임신 소식에 아내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설희가 해외 출장을 다녀온 날, 독극물인 TH-16을 와인에 타서 건네는데 그 약은 냄새가 없고 투여하고 8시간 후에 마비가 시작되어 의식을 잃게 되고 사망하게 되는 약이다.
TH-16은 원래 마취제로 개발되었으나 0.5mL면 매우 치명적이라 상용화되지 못한 약물이다.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부검해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아내의 사인은 평소 아내가 갖고 있던 비행 공포증이 원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저지른다.
아내의 사망 당일, 아내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두고 거짓 눈물로 지인들을 돌려보낸 진한은 서둘러 혜진의 집으로 향한다.
그녀와 함께 있던 중, 설희의 시신이 사라졌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는 다시 국과수로 가게 된다.
진한이의 외도 증거인 사진들이 설희의 사무실에서 발견되고, 죽은 설희에게서 문자가 오는 등, 여러 정황으로 인해서 진한은 설희가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고 믿게 된다.
유리창에 언뜻 설희의 모습도 비춰 보이고, 자신들만 아는 날짜가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기도 한다.
설희가 살아있다고 믿은 진한은 내연녀 혜진이가 위험할 거라고 생각해서 경찰에게 전부 이야기하지만, 혜진의 집에 가 본 경찰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전혀 없는 곳이라고 전한다.
변호사 덕에 풀려난 진한은 설희가 문자로 만나자던 장소로 찾아가게 되고, 형사 중식이가 그 뒤를 쫓아가 진한을 폭행한다.
알고 보니 과거 차 사고로 중식의 약혼녀 송지영을 치어 죽인 진한과 설희는 송지영을 산에 묻었고, 그 위치를 밝혀내고자 중식이 설희의 시체를 숨긴 후에 문자를 보내는 등 진한을 그곳으로 유도한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 혜진은 송지영의 여동생으로, 언니의 복수를 하기 위해 진한에게 접근한 것이었고, 혜진과 중식은 진한의 실토로 지영의 시신을 결국 찾게 된다.
설희의 사망 당일 진한이 혜진이 집에 갔을 때, 혜진이는 물에 미리 훔쳐두었던 TH-16을 탔고 그 물을 마셨던 진한은 때마침 자기 뒤를 쫓아온 중식과 대화를 하던 중에 마비가 와서 의식을 잃는다.
넌 내가 속였다고 생각하겠지. 근데 과연 그럴까?
사람들은 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단 말이야.
넌 스스로 믿은 거야.
진한이 깨어나 보니 지영을 묻었던 곳에는 설희의 시체가 있고, 경찰은 진한을 아내 살해 혐의와 시체 유기로 체포한다.
설상가상으로 경찰은 케타민(마약의 일종)을 발견했고, 진한의 팔에는 마약을 주사한 자국이 있었다.
TH-16으로 인해 진한이 완전히 죽음에 이르는 걸 막기 위해서 중식이가 마약 주사를 놓은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독약에 대한 정보 역시 진한이 혜진이에게 말했던 사실이었다.
마약류를 사용하면 중추신경을 흥분시켜서, TH-16이 신경계에 작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설희가 미리 알고 마약을 했을 것이며, 그로 인해 죽지 않고 살아났다고 믿었던 진한은 이제 그 방법 그대로 자신이 마약과 독약의 투약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게 되었고, 결국은 경찰에 체포되어 연행된다.
보고 싶은 대로 본다는 말이 있다. 진한이 처했던 모든 정황이 설희가 살아있다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기에, 진한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설희가 살아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동안 진한이 보았던 유리창 밖의 설희는 무엇이었을까?
진한이 분명히 설희를 보았는데, 그녀는 지금 땅 구덩이 속에 시체가 되어 누워있다.
짧은 감상평
이 영화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상태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니 반전이 없을 수 없는 영화였다.
진한의 믿음 대로 설희가 다시 살아나서 복수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범인이 따로 있을 수 있었다.
다른 범인이 있다면 그 범인에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것 또한 막바지에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나름대로 이런저런 추리를 해가며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보았고, 중간마다 중식이와 지영이의 과거가 보였기 때문에 반전을 추리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반전으로 인한 엄청난 놀라움 같은 건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했기 때문이기도 해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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