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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경찰에 신고할 땐 제대로 좀 하자.

by 월요일아침새 2022. 4. 22.

 

영화 언니 포스터
출처 daum 영화 언니

 

 

 

  • 제목 : 언니 No Mercy (2019)
  • 개요 : 액션 /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 : 임경택
  • 출연 : 이시영(박인애 역), 박세완(박은혜 역), 이준혁(한정우 역), 최진호(박영춘 역), 이형철(하상만 역), 김원해(정사장 역)

 

 

영화 <언니>의 줄거리

 

전직 경호원이었던 박인애는 과잉 진압을 했다는 이유로 1년 6개월 동안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동생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장애가 있던 동생 은혜는 그다음 날 등교했다가 귀가하지 않는다. 

동생을 찾으러 학교에 찾아간 인애는 한 학생이 보여주는 동영상을 보게 되는데, 영상 속에서 은혜는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영상 속의 여학생들을 찾아간 인애는 그들을 추궁했고, 여학생이 알려주는 대로 한 남자를 찾아간다.

그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그들이 은혜에게 억지로 성접대를 시킨 후에 그 호텔방에 들이닥쳐 상대 남자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한 남자한테 오히려 당하게 됐는데, 천만 원을 가져와야 은혜를 보내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은혜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신고해 보지만, 가출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는 경찰의 태도에 화가 나서 직접 찾아 나서게 된다. 

그 남자가 남긴 명함을 보고 찾아간 곳은 한 불법 대출 사무실이었고, 직원에게서 그 사장의 아파트와 차번호 정보를 알아내 그 아파트 주차장에서 기다리게 된다.

사실 그 남자, 하상만은 은혜를 이미 안마방을 운영하는 정사장에게 돈을 받고 넘겼으며, 정사장 사무실에 있던 총 한 자루도 사들였다.

그러나 은혜가 장애인인데다가 저항을 심하게 하자, 정사장은 하상만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되돌려주고 은혜를 데려갈 것을 요구한다.

그 와중에 하상만의 차 뒤를 쫓아가던 인애가 뒤에서 접촉 사고를 내서 접근하고, 격투 끝에 하상만을 차 트렁크에 감금한다.

 

하상만 핸드폰의 마지막 통화내역을 보고 인애는 정사장의 안마방을 찾아갔고, 정사장과 싸움을 벌인다. 그를 제압하고 알게 된 사실은 돈을 받고 은혜를 넘겼으나 상대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안마방에 있을 때, 은혜는 전화를 걸게 해 준다는 말에 처음에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인애는 은혜를 찾으러 나간 후였기에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인애는 출소한 직후여서 핸드폰이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결국 은혜는 기억하고 있던 번호, 예전에 살던 동네의 슈퍼마켓으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으로서 단서는 은혜가 전화 걸었던 '행운 슈퍼' 하나뿐이다.

행운 슈퍼를 찾아가보니 은혜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슈퍼마켓 남자 주인이었다. 그러나, 은혜가 예전에 있던 일로 돈을 요구하는 줄 알고 끊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곤 사진관에 전화를 걸었을 뿐이라고 실토한다.

 

사실 행운 슈퍼의 남자 주인은 과거에 은혜를 강간한 적이 있었고, 이를 동네 남자들에게도 떠벌려서 그들도 역시 같은 짓을 저질렀던 것이다. 인애는 남자의 손가락을 문틀에 놓고 문을 닫는 식으로 응징을 가한다.

그 후 찾아간 사진관에서도 인애는 사진관 주인과 몸싸움을 벌이고, 사진관 주인은 정비소에 전화했다는 말을 해준다.

정비소에 간 인애는 차량 밑에서 수리하고 있던 사장을 폭행하고, 그는 시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점점 복수의 강도가 세지는 인애. 차량을 들어 올려주는 장치를 내려버리고 자리를 떠난다.

 

현직 시의원인 박영춘은 3년 전에 은혜를 성폭행하고 강제로 약물투여도 했던 인물이었다. 당시 그 사실을 알게 된 인애가 호텔방으로 쳐들어갔고, 싸움 끝에 박영춘은 한쪽 시력을 잃게 된 일이 있었다. 

그 일로 그는 복수하고자 인애를 찾아다녔고, 박영춘의 지시로 보좌관인 한정우는 자매를 찾아냈으나, 일부러 박영춘에게 알리지 않고 찾아낼 수 없었다고 보고했었다.

정비소 사장의 전화로 은혜의 위치를 알게 된 박영춘은 한정우를 시켜 돈을 주고 은혜를 데려오게 했다. 

한정우와의 통화로 박영춘의 소재지를 알게 된 인애는 하상만이 차에 두었던 권총을 가지고 박영춘을 죽이려고 덤볐으나 경호원들의 수가 많아 실패한다. 박영춘은 다시 도망갔고, 그 과정에서 한정우가 배신한 걸 알게 돼 박영춘은 한정우를 죽인다. 

다시 박영춘을 뒤쫓아 온 인애는 경호원들과의 격투 끝에 모두 제압하고, 박영춘과 1:1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인애는 사력을 다해 결국 그를 때려눕히고, 마약에 취해 정신없는 은혜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한다. 싸우던 중에 복부를 칼에 찔린 탓에 인애의 배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그 상처를 손으로 눌러가며 인애는 정신을 겨우 붙들고 운전을 계속하며 영화는 끝난다.

 

 

홀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언니

인애가 가는 곳마다 싸움이 벌어지고 피가 튀지만, 영화 그 어디에서도 경찰의 등장은 볼 수가 없다. 경찰은 영화 초반에 인애가 동생이 감금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전화를 하는 장면에서 목소리로만 등장했다. 

가끔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건데, 어떤 상황에서 누구나 할 만한 말들을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하지 않아서, '말을 왜 제대로 하지 않지?' 하고 답답함을 느꼈던 적이 많았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그랬다.

은혜는 또래 집단에게 학대를 당하고(동영상 증거 있음), 성매매에 이용당하다가 대출사기업자(하상만, 그의 명함 갖고 있음)에게 붙들려 감금당한 상황이었다. 이런 심각한 상황을 설명을 제대로 안 하니 경찰 쪽에선 일반 가출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인애가 첫 번째 꺼낸 말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이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라면 경찰에 전화 걸어서 한다는 첫마디가 과연 "동생이 연락이 안 돼서요." 일 수 있을까?

동생이 감금당해 붙들려 있으니 도와달라가 먼저 아닐까. 

이어서 인애는 너무나 차분하게 "학교 끝나고 누가 데리고 갔대요. 그 사람 번호를 알고 있는데 지금은 연락이 안 되고요."라고 말한다. 

저 말만 들어보자면, 아이가 스스로 따라갔을 것 같기도 하고, 누가 들어도 위급한 상황처럼 들리지 않는다.

상황 파악을 하게 집접 경찰서 와서 신고하라는 말에 인애는 그제야 나쁜 사람이 데려간 거라면서 소리를 질러 대더니, 신고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

 

영화 흐름상 언니 인애가 혼자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서였겠지만, '저 상황에서 저렇게 밖에 못하나? 왜 저렇게 하지?'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덧붙이자면, 이런 상황에선 누구나 경찰서에 먼저 뛰어가지 않을까?

답답하게 전화기 붙들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경찰서에 찾아가서 동영상도 보여주고, 명함도 제출하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할 듯한데 영화에선 내용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 홀로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된 인애는 동생을 구해오는 모든 과정을 혼자의 힘으로 해내게 된다.

그러한 구출 과정이야 다분히 영화적이지만, 은혜가 놓인 상황 자체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뉴스에선 장애인 성폭행이나 학대에 대한 기사들이 올라오곤 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들을 이용하고 억압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성매매에 이용당하고, 돈 얼마에 팔려 다니는 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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